산나물의 왕 참취, 20년 채취인이 알려주는 효능과 제대로 먹는 법
참취, 왜 ‘참’이 붙었을까
봄이면 강원도 산자락을 다니며 참취를 뜯어온 지 20년이 넘었다. 수많은 취나물을 맛보고 다뤄보면서 왜 옛 어른들이 이 나물 앞에 ‘참’ 자를 붙였는지 몸으로 이해하게 됐다. 선인들은 품질이 뛰어난 것에 ‘참’, 흔하고 쓸모가 덜한 것에 ‘개’ 자를 붙여 구분했는데, 참취의 깊은 향과 쌉쌀한 맛은 곰취·미역취·수리취를 압도한다.
학명은 Aster scaber Thunb.로 국화과 다년초다. 속명 Aster는 희랍어 ‘별’, 종명 scaber는 ‘깔깔하다’는 뜻이다. 잎을 만져보면 잔털 때문에 까슬까슬한데, 이 특성이 학명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 한방에서는 동풍채근(東風菜根), 산백채(山白寀)로 불리며 향이 진하다 하여 향소(香蔬)라는 별칭도 있다.
현대 연구로 밝혀진 참취의 과학적 효능
혈액과 혈관을 지키는 폴리페놀
2016년 한국식품저장유통학회에 게재된 연구(이은호 외)에 따르면, 참취 추출물에는 클로로겐산, 시나린, 아스트라갈린 등의 페놀 화합물이 풍부하며 강력한 항산화 활성을 나타냈다. 특히 저온고압 추출물과 초음파 추출물은 HMG-CoA 환원효소와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저해 활성이 우수해 콜레스테롤 합성 억제와 혈압 조절에 기여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칼륨이 풍부해 나트륨 배출을 도와 고혈압 예방에도 유리하다.
간 해독과 중금속 배출
참취에 풍부한 칼륨과 식이섬유는 간에 쌓인 독성물질과 중금속 배출을 돕는다. 실제로 봄철 피로가 누적된 시기에 참취를 일주일만 꾸준히 섭취해도 속이 개운해지는 경험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
뼈·눈·피부 건강
칼슘, 인, 철분이 풍부해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주며, 비타민 A와 β-카로틴은 야맹증·안구건조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비타민 C와 폴리페놀이 활성산소를 제거해 피부 노화 지연에도 관여한다.
전통 한방에서의 적용증
동의학사전에는 참취가 황달, 간염, 해독, 혈액순환 촉진, 진통, 기침, 소화 장애, 타박상, 장염성 복통, 풍 제거, 골절 동통에 쓰인다고 기록돼 있다. 민간에서는 근골통·요통·두통·인후염·당뇨에 말린 약재 5~10g을 달여 복용했다. 뱀에 물렸을 때는 생뿌리를 짓찧어 환부에 바르고 내복을 병행하는 처방이 전해지는데, 응급 상황 외에는 반드시 병원 치료를 먼저 받아야 한다.
20년 경험이 가르쳐준 참취 활용법
데쳐 무치기가 기본이다.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30초만 데친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짜야 향이 살아있다. 국간장·들기름·다진 마늘·깨소금으로 무치면 밥도둑이 된다. 오래 데치면 향과 색이 모두 날아가니 주의해야 한다.
묵나물은 봄철의 보험이다. 데친 참취를 채반에 펼쳐 바싹 말려두면 한겨울까지 봄 향을 먹을 수 있다. 정월 대보름 복쌈에 쓰이는 전통 나물이 바로 이것이다.
쌈 채소로도 훌륭하다. 어린 잎은 상추·깻잎을 대체할 만큼 향이 좋고 입안이 개운해진다. 삼겹살이나 장어구이에 곁들이면 느끼함을 잡아준다.
약용 활용 시 주의사항. 그늘에 말린 참취를 하루 5~10g씩 물 500ml에 약한 불로 달여 차처럼 마시면 된다. 단, 효과가 완만하므로 2~3개월 꾸준히 복용해야 체감할 수 있다. 혈압·당뇨약을 복용 중이거나 임산부는 반드시 한의사 상담 후 섭취하길 권한다.
마무리하며
참취는 단순한 봄나물이 아니라 조상들이 검증하고 현대 과학이 재조명한 기능성 식재료다. 제철인 4~5월에 구입하거나 직접 채취해 일부는 신선하게, 일부는 데쳐 냉동 또는 건조 보관해두면 사계절 내내 활용할 수 있다. 올봄엔 식탁 위에 참취 한 접시를 꼭 올려보길 권한다.
